"열정, 좋아하세요?"
낮은 텐션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성정 탓에, '열정'이라는 단어를 마주하면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섭니다. 그래서인지 '열정적으로 하라, 우리 열정을 가져봅시다!'라는 구호는 저와는 맞지 않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는 '의.외.로.열.정.적'이라는 말입니다.
'의외로'라는 어울리지 않는 수식어가 있긴 하지만 제 행보를 보아하니, 그닥 부인할 수는 없더라구요. 그 덕에 열정이라는 단어를 한번 더 해체하듯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열정(熱情)은 감정 중 하나로, 어떤 일에 대해 열렬한 마음을 가지는 것을 말한다.
어떤 일에 대해 열렬한 마음을 가지다, 피식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글이란 단어에, 책이란 단어만 나오면 동물적인 감각으로 반응하는 절 보며, 열정은 나와 상관없다 생각했는데, 제겐 열정이 바깥이 아닌 안으로 향해 있구나라는 생각에 잇닿았습니다.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하는데, 글 역시 글 속에 사람이 담겨 있습니다.
처음 글쓰기 방에 오신 분들은 대부분 낯을 가려요.
처음의 글도 쭈뼛쭈뼛 표현한 것도 표현하지 않은 것도 아닌, 낯 가리는 글이거든요.ㅎㅎ
가끔 처음부터 밖으로 흐르는 열정으로 존재감 뿜뿜하시는 분도 계시기도 하구요.
(글도 박력 있음ㅋ)
신기한 건, 모임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글도 함께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보이지 않는 막이 벗겨지면서 내면의 열정이 뿜어져 나오는구나,
저분은 안으로 열정이 흐르는 분이었구나.
표정도 밝아지고, 목소리도 높아지고, 삶의 에너지도 느껴지고...
조용하지만 자기만의 속도로, 자기만의 방식으로
'의.외.로.열.정.적'으로 살아가시더라구요.
밖으로 향하는 뜨거운 열정만큼, 안으로 흐르는 멋진 열정 가진 분들
열렬히 응원합니다.
내 열정의 방향을 어떻게 아냐구요?
써 보면 압니다. 의외로, 술술 써질지도요. |